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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 투자/MCPI 분석

[뮤직카우] MCPI와 상승/하락의 한계치

by 미뉴르 2021. 9. 13.

어제 뮤직카우에 대한 첫 번째 글을 쓰고, 광고의 효과가 많이 시들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뮤직카우에 대한 정보를 찾고 있음을 느꼈다.

내가 저작권료를 평가하는 방법에 대해 쓰는 게 가장 기본적일 것 같지만, 단순한 부분이라 굳이 쓰지 않아도 알아서 하는 사람도 많을 것 같고, MCPI의 움직임을 보고 있자니 이게 더 필요할 것 같아서 이 글을 먼저 쓴다.

이 글은 매우 주관적인 생각이라 이견이 있을 수 있음을 미리 말해두겠다.

 

저번 글부터 쓰는 MCPI가 대체 무엇인가

뮤직카우에서는 현 가격대비 저작권료 비율만 보면 된다고 했는데, 아직은 단타를 치는 사람들도 있고, 뮤직카우의 매수시점과 매도시점을 판단하는 지표로 쓸 수 있는 MCPI가 있다.

다음은 뮤직카우에서 설명하는 MCPI이다.

출처: 뮤직카우 홈페이지

뮤직카우에서 직접 만든 지표로, 계산식은 위와 같다.

간단히 말하자면, 뮤직카우에 있는 곡들의 시세 변화라고 보면 된다.

저작권료 수익률도 계산에 포함하지만, 한 달에 한 번 지급되는 저작권료 수익률의 영향은 미미하다.

뮤직카우에 있는 곡들의 가격이 오르면 MCPI는 증가하고, 가격이 하락하면 MCPI도 하락한다.

뮤직카우에는 현재 900여 개의 곡이 있다.

이 곡들의 가격 흐름을 보고 있자면, 주 수가 매우 적어 거래량이 0에 수렴하는 곡들은 제외하면, MCPI 움직임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지금이 투기장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곡의 가치의 변화, 혹은 저작권료 비율에 따라 가격이 오르고 내리는 것이 아니라, MCPI가 오르면 다같이 덩달아 오르고, MCPI가 내리면 다같이 내린다.

그래서 각 곡의 시세그래프를 보면 MCPI의 움직임과 매우 유사하다.

앞서 뮤직카우는 차트분석이 필요 없다고 했는데, 각 곡의 시세 그래프나 이전의 MCPI는 그날의 종가와 거래량으로만 표시가 되기 때문에 하루 동안 발생한 변동은 제대로 확인할 수가 없다.

며칠전까지는 일자별 MCPI만 볼 수 있었는데, 이제는 당일에 한해 시간별 MCPI의 변화도 볼 수 있게 되었다.

 

2021년 9월 12일 시간별 MCPI 지수 변화(출처: 뮤직카우 홈페이지)

9월 11일에는 저 그래프가 모두 빨갛게 되어있었다.

오늘 당연히 극심한 하락장에 시달릴 줄 알았는데 의외로 잘 버티고 있다.

MCPI가 현재 어떤 위치에 있는지 살펴보자.

출처: 뮤직카우 홈페이지

최근 1개월 간의 MCPI다. 현재 우하향/조정에 진입한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지금이 고점인지 잘 모른다.

 

 

출처: 뮤직카우 홈페이지

MCPI가 처음 만들어진 시점부터 지금까지의 MCPI이다.

대체 4월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리고 8월말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4월에는 롤린 역주행이 있었다.

2020년 12월 24일 롤린은 옥션을 통해 23500원에 낙찰가가 잡혔다.

그런 롤린이 지금은 100만 원을 넘어갔다. 한창 불장이었던 8월 말에는 170만 원까지 올랐다고 한다.(170만 원에 산 사람은 지금 물렸거나 손절했거나)

척 보기에도 말도 안되는 수익률이다. 최저낙찰가에 받아서 아직까지 갖고 있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여기서 팩트를 짚어보자. 내가 샀다면, 저렇게 될 때까지 가지고 있을까?

4월의 롤린 역주행으로 뮤직카우는 반짝 호황을 맞이했지만 금세 시들해졌다.

4월 17일 77만5천원이었던 롤린은 불과 며칠 만에 40만 원대로 떨어지고 이후 50만 원대를 회복한다.

내가 롤린을 가지고 있었다면, 높은 확률로 4월 17일 이전에 팔았을 것이다.

왜냐하면, 역주행의 영향이 어느 정도일지, 저작권료에 어느 정도로 영향을 미칠 지 판단할 수 없었고, 그 효과 또한 다른 신곡들처럼 몇 개월만 유지되다가 하락할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후자는 어느 정도 맞는 얘기이다. 아무리 좋은 곡도 결국은 시간이 지나면 가치가 하락하기 마련이고, 10%의 저작권료 수익률이 있다 한들 10년을 갖고 있어야 원금 회수가 되는데, 그 10년 치 이상, 아니 몇십 년 치의 수익을 당장 시세차익으로 얻을 수 있다면 당연히 시세차익을 얻는 쪽을 선택할 것이다. 그것도 지금이 고점이고 곧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된다면 더더욱.

그래서 77만원이면 충분한 수익이다,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4월에 흥했던 롤린이 왜 아직도 비싼지, 어떤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다른 비싼 곡들과 함께 추후에 다른 글에서 논하겠다.

 

8월에는 광고 효과가 제대로 있었다.

저작권료를 월급처럼 매달 받는다, 매우 매력적인 말이다.

나도 그 점을 노리고 들어왔다. 하지만 나는 광고를 보고 들어온 게 아니라서 좀 억울하다. 조금 더 일찍 진입했어야 하는데.

나는 지인들과의 대화에서 우연히, "노래에 투자하는 것도 있다더라"라는 얘기에 벚꽃연금을 떠올렸고, 뮤직카우를 검색해서 알게 되어 시작했다.

잘 아는 분야에 투자하고 싶다는 생각은 예전부터 하고 있었으니까.

8월이 상승장의 초입이었기 때문에, 어떤 곡을 사도 싼 상태였다.

당시에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저작권료가 15%인 신곡을 샀다. 신곡이라서 저작권료가 떨어지는 것을 감안하여, 저작권료가 반토막이 나더라도 15%면 7~8%의 수익이 보장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백만 원이 시드였는데, 그 가격에 산 건 얼마되지 않아 실제로는 30만 원 정도밖에 못 샀던 것 같다.

그리고 그 이후는 엄청난 상승장이었고, 어느 노래나 100% 이상 수익을 보았다.

처음에는 곡에 투자할 때 장기투자로 갈 것을 염두에 두고 저작권료 투자 원칙과 매수 기준만 세워놨었는데, 매도 기준을 만들어야 했다.

TV도 안 보고 유튜브도 보지 않는 나는 광고를 하고 있는 줄도 몰랐고, 상승장이 계속될 줄 몰랐다.

그래서 반짝 효과라고 생각했고(결과적으로는 맞긴 하지만), 50% 상승 시 절반 매도, 75% 상승 시 절반의 절반 매도, 100% 상승 시 전량 매도라는 원칙을 만들었다. 지금은 그래도 싸게 들어간 건데 1주는 남겨뒀어야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공교롭게 내가 전량 매도한 하루~이틀 뒤인 9월 1일, 폭락장이 펼쳐졌다.

지금도 매우 잘 매도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9월 1일에 대해서는 할 얘기가 많다. 마침 백수 첫 날이었고 폭락장을 고스란히 지켜보고 있었다.

9월 1일 오후 3시즈음, MCPI는 426까지 치솟았다. 전날 종가가 383.5였던 걸 생각하면 어마어마한 수치이다.

매월 1일 3시가 넘어서 저작권료가 정산된다. 저작권료가 얼마나 들어오는지 궁금해서 기다렸는데 3시 23분에 저작권료가 정산되었다. 808원이 들어왔다. 8월에 하루 이상 보유했던 4곡의 저작권료가 합산된 금액이다.

시드도 적었고 중간에 진입해서 저작권료를 받는 일수도 적었기 때문에 808원에 그쳤다.

9월 12일 현재 나의 뮤직카우 실현손익, 인증을 한 번쯤 해줘야 신뢰가 생기지

에계, 808원?

이 글을 읽는 많은 사람이 이렇게 생각했을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은 실제 저작권료를 정산받은 사람들도 같은 생각이었던 것 같다.

저작권료가 정산되고 3시 반부터 '실망매물'이 쏟아졌다.

퇴근시간까지 MCPI는 계속 떨어져 330대까지 떨어졌다. 단 몇 시간 만에 100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낮은 가격에 매수대기를 걸어놓은 것이 하나 체결되었다.

그리고 다행히 혼돈의 장은 안정을 찾아 MCPI 379.29로 9월 1일 장이 마감되었다.

나는 우연히 매수 체결된 것을 다시 70%가 넘는 수익으로 시세차익을 얻었다.

 

그럼 오늘 글의 핵심인 MCPI는 무한히 상승할 수 있는가, 또는 무한히 하락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말해보자.

 

1. MCPI는 무한히 하락할 수 있는가

먼저 이해하기 쉬운 하락의 한계치에 대한 부분이다.

뮤직카우를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8~10%의 저작권료 수입을 생각하고 투자를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8~10% 저작권료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가격에 진입한 곡이라면 당연히 매수할 것이다.

이렇게 매수세가 계속 있다면 MCPI는 더 이상 하락하지 않는다.

그래서 저작권료가 8~10%가 되는 시세가 MCPI의 장기적인 하락의 한계선이 될 것이다.

물론 시세가 일정하고 저작권료 수익만 8~10%가 나온다면, MCPI에 저작권료 수익률이 포함되므로 장기적으로 하방 한계선은 완만한 우상향 형태이긴 할 것이다.

 

2. MCPI는 무한히 상승할 수 있는가

이 글에서 가장 논란이 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답부터 말하자면 상승에도 한계선이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서는 경제학의 기본 원리인 수요와 공급의 원리와 노래의 가치가 무한한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앞서 이번 8월 장의 상승 원인은 광고의 효과라고 말했다.

정확히는 초과수요에 의한 상승이다.

뮤직카우에서 제공하는 곡 수와 주 수는 한정되어 있다. 공급이 한정된 것이다. 매일 옥션을 진행하고 있지만 공급의 증가율은 갈수록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그런데 광고로 인하여 투자자들이 대거 진입하였고 수요가 급증하였다.

당연히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니 가격이 상승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8월 말의 상승으로 이어졌다.

수요공급이론에 의하면, 공급이 한정적일 때 수요의 증가는 더 높은 가격 상승을 유발한다.

일반적인 시장에서 단순한 수요 증가는 A점에서 B점으로의 이동이 되지만, 뮤직카우 시장에서의 수요 증가는 A점에서 C점으로의 이동이 되는 것이다. B점보다 C점에서 가격인 세로축 값이 더 높다.

이것이 MCPI가 급상승한 이유이다.

그래서 이번 광고의 효과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서 투기장을 만들어버린 뮤직카우에게 조금 많이 화가 난다.

시장이 과열되어 있음을 분명히 알았을 텐데, 공지 하나 올린 것 말고는 한 게 없다.

주식처럼 과열되었을 때 거래 중지라도 있었으면 차라리 낫지 않았을까 한다.

하지만 다행히도 수요의 증가는 무한하지 않다.

먼저 뮤직카우의 취지에 충실한, 저작권료를 노리고 진입한 사람들은 저작권료가 낮으면 곡을 매수하지 않는다.

앞으로도 저작권료가 원하는 만큼 충분히 높아지지 않는다면 이들은 결국 뮤직카우를 떠나 뮤직카우보다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곳에 투자할 것이다.

시세차익을 노리고 들어온 사람들은 언제까지고 가격을 올릴 수 있을까?

아니다. 그들이 하고 있는 것은 폭탄돌리기이다. 앞서 롤린 170만 원처럼 가장 높은 가격에 사는 사람이, 가장 마지막에 가지고 있는 사람이 모든 손실을 떠안는 것이다.

내가 얻은 시세차익은 누군가의 손실에 의해 만들어졌다.

그들은 이미 높은 수수료에, 적은 거래량에, 이미 충분히 먹고 더 이상 얻을 것이 없다고 판단하여 하나 둘 떠나고 있다. 더 이상 새로 진입하는 사람이 없다면 수요는 다시 감소할 수밖에 없다.

그 감소가 위에서 말한 하방 한계선까지 갈 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장기간 하락에 진입하면 그렇게 될 수도 있겠지만, 4월의 상승 대비 감소 비율로 단순하게 판단한다면 MCPI 280 즈음이 현재 갈 수 있는 바닥이지 않을까 한다.

이건 매우 단순하게 판단한 것이라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 3일간의 반등장조차 내겐 예상 밖이었으니깐.

나는 차트를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건 알아두자. 그걸 할 수 있었으면 나는 주식이나 코인을 했을 거다.

아무튼 바닥값이 몇이냐 자체는 중요하지 않다. 내가 원하는 저작권료가 확보될 때 구매하면 되니까.

그렇다면 노래의 가치가 무한한가

여기에 대한 답은 No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각 곡의 가치가 무한하지 않다고 답하는 게 더 정확하겠다.

하지만 글을 쓰다보니 어떤 곡에 있어서는 Yes가 될 수는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MCPI의 상승과 함께 많이 생각했던 부분이 노래의 가치가 무한한가였다. MCPI가 보여주는 것은 단순한 시장의 과열이 아니라 노래 가치의 상승이어야 한다.

방송, 공연, 앨범발매, 광고, 리메이크 등 노래의 가치(저작권료)가 상승할 여지는 늘 있다. 하지만 이건 매우 제한적이다. 이것도 시간이 지나면 해당되지 않는 얘기가 된다.

대부분의 곡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잊혀지고 새로운 곡들이 그 자리를 대체한다.

매년 신곡은 쏟아지고, 그것을 향유할 사람들조차 줄어들어 가고 있다.(세계 인구는 증가하고 있으니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면 반박할 말은 없다) 그리고 향유할 시간은 하루 24시간으로 제한되어 있다.

그래서 노래의 가치는 무한하지 않고, 노래의 가치가 그대로인데 MCPI가 증가하는 것은 거품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주가의 상승은 기업의 혁신을 통해 무한하게 상승할 수 있다. 하지만 노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글을 쓰다보니 Yes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것이 내가 저작권료에 투자하는 이유였다.

하루에 각 노래가 만들 수 있는 가치는 제한적일지라도, 시간의 제약이 없다면 그것은 무한하다. 그래서 장기간 투자를 통해 저작권료를 받는다.

저작권료가 우햐향이라는 비판이 많이 있다. 그런 곡도 있다. 저작권료가 한달 간 0원이 나오는 곡도 분명 있다.

하지만 발매된지 10년 이상 된 곡들 중 우리가 모두 아는 곡들의 저작권료를 보고 있자면, 더 나아가 우리 부모님 세대에 나온 유명한 노래들의 저작권료 추이를 보고 있자면, 그 곡들에 한해서는 우하향이 적용되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이 무한한 가치는 이미 계속 지급되는 저작권료에 반영되어 있다. 그렇기에 이 무한한 가치는 MCPI의 하방한계선이 장기간에 걸쳐 조금씩 상승하는 효과를 가져올 뿐, MCPI의 위로 무한한 상승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가 나의 생각이다.

 

MCPI는 사실 노래들의 시세에서 비롯되는 것이므로 MCPI가 시세에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시세가 MCPI에 영향을 준다는 표현이 정확하다.

하지만 뮤직카우 시장에 분명히 존재하는, 개별 곡별로 가격이 변동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함께 움직이는 현상은 MCPI에 영향을 받는 것처럼 보인다. 그것도 급상승장이나 폭락장과 같이 변동폭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말이다.

그래서 MCPI가 매수 시점과 매도 시점을 판단하는 보조적인 지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뮤직카우는 900여 개의 곡이 개별적으로 움직이는 900여 개의 시장이라기보다는 뮤직카우라는 하나의 시장이나 마찬가지인 상태이다.

 

그래서 이 긴 글을 거쳐서 하고 싶은 얘기는, 결국 지금 MCPI든 시세든 고점이라는 말이다.

이 글을 읽으면서도 당신은 노래의 가치가 무한하다고 생각했다면, 혹은 아직 수요가 증가할 여지가 남아있다고 생각했다면, 그래서 지금 투자하겠다면 그것까지 말리지는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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