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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원작] 치즈인더트랩
[네이버웹툰]
- 제목: 치즈인더트랩
- 작가: 순끼
- 장르: 로맨스(로맨스릴러)
- 연령: 12세 이용가
- 회차 수: 312화 완결
- 소재 및 한 줄 평: 대학생들의 캠퍼스 로망이 깨졌을 때 "유정 선배는 없었다"라는 말을 유행시킨 웹툰.
- 줄거리: 평범한 여대생 홍설, 그리고 어딘가 수상한 선배 유정. 미묘한 관계의 이들이 펼쳐나가는 이야기.(출처: 네이버 웹툰)
- 스토리: ★★★★★
- 작화: ★★★★★
- 재미: ★★★★☆
- 함께 소개할만한 웹툰: <알고있지만>(정서), <말할 수 없는 남매>(윌로우), <이츠마인>(럭스), <식스틴>(김인태), <친애하는 X>(반지운)
- 작가의 또 다른 작품: <세기말 풋사과 보습학원>
- 총 평: 치즈인더트랩(이하 치인트)은 '로맨스릴러' 이야기부터 해야 한다. 전체적으로는 로맨스이지만 로맨스로 가는 과정이 미스터리하고 섬뜩하고 오싹하다. 계속해서 드는 인물의 쎄한 느낌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로맨스릴러'의 특성이다. 특히 로맨스릴러는 특정 인물의 시각에서 이야기가 전개될 때 더 강해진다. 타인의 시각에서는 이상하지 않고 납득할만한 행동이 특정 누군가에게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웹툰의 특성은, 다 본 후에 다시 정주행하면 새로운 것들이 보인다는 것이다. 특정 인물의 시점에서는 놓칠 수밖에 없었던 부분들이 말이다. 그리고 그만큼 작가가 치밀하게 계획하고 전개해야 하는 좋은 작품이 된다. 치인트는 딱 그런 작품이다.
내 웹툰 역사의 시작은 치인트라고 생각하고 있었을 정도로 웹툰을 제대로 보기 시작한 대학 시절의 큰 줄기로 남아 있다. 하지만 내 웹툰 역사의 시작은 더 오래 전이다. 드라마의 인기는 원작에 미치지 못했지만, 웹툰의 인기는 엄청났다. 나 역시 치인트를 시작으로 다른 웹툰에 가지를 뻗어나갔다. 치인트가 재연재로 올라왔을 때 다시 정주행을 했는데, 21살 때는 느끼지 못했던 많은 것들이 다시 보였다. 사실 연재 당시에는 회상(과거)과 현재를 구분하지 못했어서 더 혼란이 왔다. 웹툰 작가들은 흔히 회상씬에 검은색 배경을 쓰는데 그때의 나는 그걸 몰랐던 것이다. 과거와 현재가 구분되지 않으면 남자 주인공인 유정은 정말 더 싸이코처럼 느껴진다. 치인트는 중간중간 과거 회상이 정말 많고, 정말 중요한 작용을 한다. 그것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사실 결말까지도 유정이 이상하게 느껴질 수 있을 정도이다. 나도 처음 치인트가 끝났을 때, 여전히 '유정은 트라우마를 고려하더라도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다시 정주행을 한 이후에야 유정의 행동들이 이해가 갔다.
치인트는 단순한 로맨스물이 아니다. 스릴러 요소를 제외하더라도 단순한 로맨스물이 아니다. 주인공 주변 인물들이 일으키는 여러 사건과 에피소드는 대학생활에서 마주할 수 있는 사건들을 보여주기도 한다. 극단적인 스토킹은 좀 예외로 두더라도, 꼰대같은 선배라던가, 조별과제 프리라이더라던가, 집단에서 흔히 무책임해지고 방관자가 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그래서 단순한 캠퍼스 로맨스물과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연애와 꿈, 미래를 생각하기에는 당장 주인공 주변에는 신경 써야할 문제가 너무 많고, 주인공이 오랜 시간 가져온 트라우마도 있다. 가정사의 문제도 함께 나타난다. 내가 주인공이었으면 스트레스로 견디지 못했을, 그런 모습들을 보여준다. 나는 그래서 로맨스에 초점을 맞추지 않은 로맨스물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도, 주인공인 홍설은 상당기간 유정에게 이성으로서의 감정보다 쎄한 느낌을 더 많이 가지고 있기도 했으니 말이다.
재연재까지 정주행하고 나서 스토리 점수에는 만점을 줄 수밖에 없었다. 다시 봐도 군더더기 없이 모두 필요한 내용이며, 처음부터 끝까지 짜임새가 있다. 흔한 캠퍼스 로맨스가 작가만의 개성이 입혀진 새로운 색깔로 나타났다.
작화 또한 만점이다. 사실 역시 내가 좋아하는 예쁜 작화에 완전히 부합하지는 않지만, 심리묘사 등으로 표정 하나하나가 매우 중요한 치인트의 특성상, 그런 부분들까지 완벽했다는 점에서 작화를 잘 모르는 나도 매우 잘 그린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기서 전부 만점을 줘버리면 후에 더 훌륭한 작품들과의 비교도 그렇고, 바로 이전에 올린 <지금 우리 학교는>과의 비교도 그렇고 좀 난처해진다. 그래서 그나마 깎은 점수가 재미 파트인데, 스릴러 파트에서는 몰입감이 장난 아니긴 했지만, 그 외의 평화로운 부분들에서는 상대적으로 몰입도가 떨어졌다는 점이 굳이 찾은 이유이다. 사실 이런 논리면 스릴러는 죄다 만점 주고 로맨스는 죄다 점수를 깎아야 하는 판이라는 걸 나도 안다. 하지만 '로맨스' 장르를 걸고 있기에, 로맨스에서의 달달함과 설렘이 좀 더 강하지 못했다고 억지로 또 이유를 찾아서 1점만 빼도록 하겠다. 너무 완벽한 작품을 골라버린 것 같다.
함께 소개할만한 웹툰을 고를 때는 '로맨스릴러'에 중점을 두었다. 마냥 달달하고 설레는 캠퍼스 로맨스로는 치인트 고유의 느낌이 설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개된 웹툰들의 주인공들은 모두 연령대가 다르다. <알고있지만>은 최근에 드라마화가 되었는데, 치인트와 동일하게 캠퍼스 로맨스 작품이다. <말할 수 없는 남매>는 레진코믹스 웹툰인 만큼 네이버에서는 찾기 힘든 소재가 많이 쓰였고, 독자에게는 호불호가 확실히 갈릴 웹툰이다. 인물들이 매일 개그치고 있어서 밝은 분위기지만 실상을 까보면 사실 치인트보다 훨씬 어두운 내용을 다루는 작품이다. <이츠마인>은 고등학생, <식스틴>은 이미 성인이 된 주인공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개인적으로 <식스틴>의 분위기가 치인트와 가장 비슷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친애하는 X>는 로맨스릴러 작품은 아니고, 치인트를 보면서 유정이 소시오패스라고 생각했다면, 정말 제대로 된 소시오패스와 비교해보기 좋은 작품이다.
현재 순끼 작가는 <세기말 풋사과 보습학원>을 연재 중이다. 1990년대의 중학생들이 주인공인 만큼, 치인트와는 다르게 밝은 분위기다. 순수하고 맑은, 간질간질한 로맨스라는 점에서 치인트와는 전혀 다른 로맨스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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