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소설 같은, 영화 같은
  • 사랑을 꿈꾼다
영화

[영화 리뷰] 사랑해도 괜찮아

by 미뉴르 2020. 3. 31.

 

 

 

스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인 여러 사유로 영화나 책을 보지도 읽지도 못하고 있었다.

조금 여유를 가지고 오랜만에 보게 된 영화가 바로 이 영화다. 네이버 시리즈 무료 영화 중 별점 10점 만점의 영화였다. 아마 평점을 매긴 사람이 적어서 10점만점인 건 아닐까, 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그래도 그 소수의 평가를 믿어보기로 했다.

 

 

 영화의 시작은 루이즈가 잠시 다른 생각에 빠져 한 눈을 팔다가 달려오는 피에르를 차로 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피에르는 차에 치였으나 일반 사람들과는 반응이 다르다. 차로 친 루이즈가 아니라, 차에 치인 피에르가 달려서 들판으로 간다. 그런 피에르에게 루이즈는 괜찮냐고 묻는다. 병원에 가자고 했으나 피에르는 거절한다. 그럼에도 이마에서 피가 흐르는 그를 그대로 둘 수 없어 루이즈는 집으로 데려가 치료를 한다.

 

 

 피에르는 무언가 일반 사람들과 다른 느낌이었다. 날씨에 집착하고, 숫자에 집착한다. 정리정돈에 집착한다. 차를 타면 차가 위험하다고 앞 유리창에 스티커를 붙인다. 그렇게 붙이면 좀 괜찮아지냐는 루이즈의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한다. 사실 그는 천재 해커이다. 내무부의 문서를 해킹했고, 그 중에 국가기밀문서가 존재했다. 그래서 그가 가진 자폐성이 스스로의 행위에 책임을 질 수 있는지 확인받기 위해 현재 보호 관찰 중이다. 그런데 루이즈를 만난 날 피에르는 도망을 갔고, 그는 정신병원으로 보내질 위기에 처해 있다. 

 

 루이즈는 배 과수원을 운영하며 딸과 아들을 키우고 있다. 원래는 남편이 운영하던 과수원이지만 위험한 것을 즐기던 그는 낙하산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그가 남긴 과수원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으나, 농협과 은행에서의 비협조적인 태도로 그녀는 파산 위기에 처해 있다. 그리고 그녀의 남편의 동창이었던 폴은 그녀에게 사심을 가지고 이런 그녀의 상황에서 그녀의 마음을 얻어보려고 하고 있다.

 

 

 피에르는 일반적인 사람과 달랐지만, 거짓말을 할 줄 모르고, 돈 때문에 사람을 이용하지도 않는다. 자꾸 마음이 끌리는 루이즈를 위해, 서리가 내릴 것을 알고 한밤중에 찾아가 과수원을 지켜준다. 37살이라는 루이즈의 나이에 집착하며 37개의 꽃다발을 보낸다. 루이즈를 생각하며 37모양의 구름을 찾는다. 

 처음에는 이런 피에르의 일방적인 사랑이 순수하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이성 간의 사랑에서는 내가 상대방에게 해 준 만큼 나에게도 해주기를 바라고는 한다. 그것이 연애라는 약속의 형태로 나타난다. 그러나 이때의 피에르는 루이즈에게 바라는 것 없이 그저 자기가 해 줄 수 있는 것을, 루이즈에게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해주고는 했다. 그래서 순수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루이즈의 파산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있었고, 루이즈에게는 온전하게 남편 역할을 해줄 수 없는 피에르는 짐이었다. 상황 파악을 못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하는 피에르는 루이즈의 예민함을 부추기기만 했다. 그래서 루이즈는 그런 피에르에게 화를 내버린다.

 하지만 이내 곧 그녀는 너무 감정적이었음을 깨닫고 피에르에게 다가간다. 그들에게 좋은 시간은 오래 가지 않았다. 피에르를 키우고 함께 살아 온 줄은 피에르가 정신병원에 갈 수도 있음을 루이즈에게 전한다. 루이즈는 피에르에게 의사를 만나라고 한다. 루이즈는 정말 그를 떠나보낼 생각이 아니라 그의 재능을 그들에게 보여주고, 그가 정상임을 그들에게 보여주라고 했다. 피에르는 루이즈가 그를 떠나보내는 거라고 생각했다.

 의사 앞에서 피에르는 한 마디도 하지 않는다. 그 어떤 행동도 하지 않는다. 이후 그가 배정받은 방을 스티커로 도배해놨다. 그것은 아마 그곳이 위험하다는 피에르의 인식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었을까 한다. 체스판 외의 모든 곳에 스티커가 붙어 있다. 체스는 평소에도 그가 즐겨하던 게임이었기에 위험하지 않다고 인식한 것이다.

 

 피에르를 안정시키고 설득하기 위해 줄은 피에르와 함께 체스를 두면서 자신이 사랑했던 여자, 카퓌신의 이야기를 한다. 그녀를 잡고 싶었지만 그녀가 그것을 원하는지 확신이 없었다고. 피에르에게 자신의 이야기가 무슨 뜻인지 알지 않냐고 말한다. 피에르는 그 카퓌신이 사모님이냐고 묻는다. 줄은 끄덕인다. 그녀를 잡았다고.

 

 같은 시각 루이즈는 마지막까지 지켜오던 남편의 과수원의 나무를 베고 있다. 파산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폴에게 과수원을 팔았고, 폴은 과수원의 나무를 베어버리고 농장체험같은 일을 하고자 했다. 하지만 루이즈의 아이들은 폴이 루이즈에게 사심이 있으며, 자신들의 아빠의 자리를 뺏는 것이라는 걸 알았다. 무엇보다도 루이즈가 그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도. 아이들을 설득하지 못했기에 나무는 루이즈가 직접 베어버리기로 했다.

 과수원을 폴에게 마지 못해 판다는 것의 의미는 그의 마음을 마지 못해 받아들인다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 그에게 평생 고마워하고 빚진 채로 살아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루이즈가 직접 남편의 나무들을 베어버리는 장면은 마음이 아팠다. 

 그때 피에르가 나타난다. 피에르는 루이즈에게 곁에 있어달라고 말한다. 루이즈가 함께이면 자신이 더 좋은 사람이 된다고, 행복해진다고 말한다. 루이즈는 너무나 간단하게 곁에 있겠다고 말한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기까지 여러 오해가 있고, 또 말로 꺼내기 어려운 그 사랑한다는 말은 사실은 이토록 간단하다. 거짓말을 못하는 피에르여서 더 쉽게 말하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피에르는 더욱 신중했고, 루이즈가 자신을 필요로 하지 않을까봐 두려워했다. 물론, 그의 시선과 행동에서 그 사랑을 숨길 수는 없었다. 하지만 고백에서 거절당하면 그 옆에 있을 자격조차 잃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두려웠을 거다.

 폴과 피에르 모두 루이즈에게 관심이 있었지만, 폴은 루이즈가 가진 것들을 빼앗고 박탈함으로써 그녀를 가지려고 했다. 하지만 피에르는 그렇지 않았다. 남편을 여전히 그리워하고 잊지 않으려 하는 루이즈를 알고 있었다. 아이들에게 엄마의 행복이 얼마나 중요한 지도 알고 있었다. 그저 눈에 보이는 것만 봐서 깊은 감정은 이해하지 못할 것 같았던 피에르는 사실 모두 알고 있었다. 엄마에게 도움이 되고자 했던 엠마의 마음까지도 뚫어보았다. 루이즈에게 소중한 것들을 이해하고 지켜주고자 하였다.

 

 

여전히 불완전한 피에르이지만, 위법한 협동조합의 돈을 루이즈에게 돌려줌으로써 루이즈의 파산 문제를 해결해주었다. 루이즈와 그녀의 가족들은 모두 피에르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피에르 자신도 피에르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루이즈와 피에르가 처음 만났던 그 날 루이즈가 입었던 원피스, 피에르가 예쁘다고 말했던 원피스를 입고 둘은 함께 들판을 걷는다.

 

 

 

영화 추천이 필요하다면

책/영화를 선정하는 기준 및 참고 사이트

이전 영화 후기가 궁금하다면

[영화 리뷰]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블로그의 전체 리뷰 목록을 보고싶다면

전체 리뷰 목록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