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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 투자/뮤직카우 이야기

[뮤직카우] 수수료 정책

by 미뉴르 2021. 10. 27.

말도 많고 불만도 많은 수수료 정책에 대해 얘기해보려고 한다.

 

1. 구매 수수료

출처: 뮤직카우 홈페이지

뮤직카우 자주묻는질문에 나와있는 내용이다.

기본적으로 구매 수수료는 1주당 1.2%가 붙는다. 그리고 상한은 300원이 된다. 

1주의 가격이 25,000원일 때 수수료 1.2%가 300원이다. 25,000원보다 훨씬 높은 가격의 음원을 구매할수록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낮아지게 된다.

그리고 여기서 주목해야 할 건 두 번째 줄이다.

5주 이상 '구매 주문'을 걸 때에는 1주당 1.0%의 수수료가 부과되며, 수수료 상한은 주당 250원이다. 25,000원의 1.0%가 250원이므로 결국 25,000원이 수수료 상한 기준 가격이 된다는 점에서는 같다.

5주 이상 '구매 주문'이 무슨 말인지를 잘 이해해야 한다.

출처: 뮤직카우 홈페이지

5주 이상을 한꺼번에 구매 주문을 넣을 때 적용되는 것이 바로 5주 이상 구매 주문 시 수수료 감면 정책이다.

그런데 우리가 5주의 구매 주문을 넣는다고 무조건 5주가 체결되는 건 아니다.

내가 구매 가격으로 적은 호가에 판매자가 5주 미만으로 내놓는다면 그 중 일부만 체결되게 된다.

그럼 일단 이미 체결된 것에 대해서는 감면 정책에 따라 1.0%로 적용된다.

하지만 아직 체결되지 않은 것이 남아 있고, 내가 그 사이에 마음이 바뀌어서 구매 대기 상태인 것을 대기 취소를 해버리면, 다음에 다시 같은 가격에 주문하더라도 5주 이상으로 다시 주문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위에 적혀있는 긴 이야기의 핵심이다.

 

그래서 구매 수수료를 낮추기 위한 방법은 다음과 같다.

- 가격이 높은 곡을 구매해서 가격 대비 수수료의 비중을 낮춘다.

- 5주 이상의 단위로 구매 신청을 한다.

- 옥션에 참여해서 낙찰받는다.(옥션에 참여해서 낙찰받는 경우 구매 수수료는 부과되지 않는다.)

 

 

2. 판매 수수료

출처: 뮤직카우 홈페이지

판매 수수료는 별 게 없다. 구매 수수료에서 제공하는 감면 혜택이 판매 수수료에는 존재하지 않을 뿐이다. 그래서 옥션에서 낙찰받았거나, 5주 이상의 구매 원칙을 준수하고 있다면, 판매 수수료가 구매 수수료보다 비싸게 된다.

판매 수수료를 낮추는 방법은 딱 하나다. 역시 비싼 가격에 팔아서 가격 대비 수수료의 비중을 낮추는 것뿐이다.

 

 

3. 뮤직카우 수수료 예시

출처: 뮤직카우 홈페이지

체결 금액이 기억나는 곡이 이것뿐이고, 다른 건 찾아보기 귀찮아서 이걸로 가져왔다. 지갑현황에 들어가면 위와 같이 그 동안 거래한 내역이 전부 다 나온다.

'전상근 - 사랑이란 멜로는 없어'의 가격이 떨어지고 있길래 32,200원에 5주 매수 대기를 걸어놨었다.

32,200원에 5주 매수대기한 것이 각각 3주 2주씩 나누어서 체결되었다.

32,200*3주 = 96,600

32,200*2주 = 64,400

이를 위와 비교해보면 각각 750원, 500원씩 지갑에서 더 빠져나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750원과 500원이 바로 수수료다. 1주당 250원씩 붙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구매 또는 판매가 체결될 때 자동으로 수수료가 구매금액에 합산되거나 판매금액에서 차감되어 빠져나간다.

 

 

4. 뮤직카우 수수료 관련 유의사항

수수료 100원 단위라고 무시하다가 큰 코 다친다.

이게 정말 얼마나 큰 건지, 그래서 거래시에 무엇을 유념해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안 그러면 당신도 모르게 계속 손해를 보고 있을 수도 있다.

 

첫 번째는 이 수수료가 수익률 대비 차지하는 비중이다.

뮤직카우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대개 연간 저작권료 수익률 6~10% 정도를 생각하고 들어온다고 가정해보자.

그런데 한 해 동안 곡을 판매하지 않고 구매하기만 해도 수수료가 1% 정도 나가게 되니 수익률이 1%p씩 감소하게 된다.

구매와 판매를 모두 하게 되면 수익률의 무려 2%p 정도가 수수료로 빠져나가게 된다.

6%의 수익률을 노리고 있었다면 수익률의 1/3가량이 수수료로 날아가는 셈이다.

 

두 번째는 단타를 칠 때 수수료를 감안해야 한다.

코인이나 주식은 수수료가 매우 미미하기 때문에 단타를 칠 때 구매 가격보다 조금만 올라도 팔아도 된다.

그런데 뮤직카우에서는 '조금만' 올랐을 때 파는 게 오히려 손실이 될 수 있다.

출처: 뮤직카우 홈페이지

좋은 예시가 있어서 가져왔다. 10월 25일 옥션으로 상장된 '김종국 - 별, 바람, 햇살, 그리고 사랑'이다.

최저낙찰가는 37,000원이고, 현재가는 회색의 '옥션수량' 글씨 밑에 적힌 37,400원이다.

 

Q. 위 곡을 옥션에서 최저낙찰가인 37,000원에 낙찰받은 갑은 현재가인 37,400원에 이 곡을 팔면 얼마의 수익을 얻을까?

A. 현재가 - 구매가(최저낙찰가) - 수수료(판매) = 갑의 1주당 수익

   37,400 -  37,000                - 300             = 100 (원)

낙찰가에 비해 400원이 올랐고, 이것은 37,000원에서 1.01%의 가격이 상승률을 가졌음에도 수익은 고작 1주당 100원이다.

 

Q. 을은 위 곡을 옥션에서 낙찰받지 못했고, 대신 마켓에서 최저낙찰가와 동일한 37,000원에 5주를 구매하였다. 을이 현재가인 37,400원에 이 곡을 팔면 얼마의 수익을 얻을까?

A. 현재가 - 구매가 - 수수료(구매+판매) = 을의 1주당 수익

    37,400 - 37,000 - 550   (250+300)    = -150 (원)

을의 구매가보다 가격이 올랐지만, 현재가에서 팔게 되면 을은 시세차익보다 수수료가 더 많이 나가서 150원의 손실을 보게 된다.

 

두 번째 질문에서 을이 5주를 한꺼번에 구매한 것으로 가정했으니 -150원이지만, 만약 을이 5주 미만으로 구매했다면 -200원의 손실을 보게 된다.

수수료를 고려하지 않은 채 그저 몇 백원 벌어보겠다고 단타치다가 뮤직카우에게 수수료만 잔뜩 기부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그리고 바로 이러한 점이 뮤직카우에서의 단타를 어렵게 만든다. 가격이 조금 올랐어도 수수료 이상 오르지 않으면 팔 수가 없기 때문이다.

 

 

5. 뮤직카우 수수료는 왜 이렇게 비싼가?

위의 뮤직카우의 자주묻는질문 답변을 보면 '원활한 거래 플랫폼의 유지를 위해' 라고 적혀 있다.

한 마디로 뮤직카우가 망하지 않고 수익을 얻기 위해서라는 소리다.

그리고 이 수수료가 꽤 짭짤하기 때문에 뮤직카우는 웬만해선 망하지 않을 것이고, 유저들의 돈을 들고 튀는 것보다 사업을 유지하는 것이 장기적 관점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뮤직카우를 안정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당연히 수수료에 대한 유저들의 불만은 엄청나다. 특히 시세차익을 노리는 유저들의 불만은 크다.

 

하지만 나의 생각은 좀 다르다. 일단 뮤직카우의 수익 창출을 통한 안정성 유지도 중요한 게 맞다.

그리고 뮤직카우는 시세차익보다는 저작권료 투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주식이나 코인과 비교해보면, 주식과 코인은 기업의 가치와 코인의 가치에 의해 매우 빠르게 변동한다. 그리고 그래야만 한다. 시세차익을 노리는 사람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수료가 높아서는 안 된다. 그리고 높지 않아도 된다. 거래가 계속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거래 플랫폼은 낮은 수수료로도 충분한 수익을 가져갈 수 있다.

하지만 음원의 가치는 그렇게 쉽게 변동하지 않는다. 리메이크나 역주행으로 가치가 증가할 수 있지만 매우 드문 케이스이다. 가수의 컴백? 잠깐의 효과는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것이 뮤직카우에서 음원의 가격을 결정하는 '저작권료'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근본적으로 저작권료가 오르지 않으면 시세는 다시 떨어지게 마련이다.

음원의 가치가 쉽게 변동하지 않기 때문에 거래량 또한 적을 수밖에 없다. 거기다가 뮤직카우 자체가 저작권료라는 '장기투자'를 표방하기 때문에 주식이나 코인에 비해서 투자자들의 거래는 더 적을 수밖에 없다. 구매할 때에야 수수료를 내겠지만 내가 그것을 수십년간 보유할 생각으로 구매했다면 뮤직카우는 그 수십년간 그 보유량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수수료를 얻을 수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 번 받을 때 많이 받는 게 회사의 수익을 생각하면 맞는 판단이라고 본다.

그리고 투기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본다. 처음부터 시세차익 목적으로 들어올 것이 아니라, 저작권료를 꾸준히 받을 생각으로 들어오라는 뮤직카우의 취지이기도 하다. 음원을 장기간 보유할 거라면 이런 비싼 수수료가 큰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수수료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수수료만 낮아져도 유저 유입이 증가하고 거래량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그렇게 유입된 거래량이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 MCPI 상승의 한계치([뮤직카우] MCPI와 상승/하락의 한계치)에서 말했듯 노래 자체의 가치는 한계가 있으며, 시세가 오르는 건 단순히 초과수요 현상이다. 유입될 만큼 유입되고 오를 만큼 오르면 더 이상 오를 수 없다는 말이다.

그럼 그 과정에서 기존 유저들이야 이익을 얻겠지만, 마지막에 유입된 사람은 결국 그 이익을 얻지 못한 채 지지부진하다가 이 곳을 떠나 계속 오를 수 있는 주식이나 코인으로 가버릴 것이다. 그렇다면 그 이후는? 당연히 다시 하락의 길밖에 없고, 이미 오를대로 올라버린 시세에서는 저작권료 수익률조차 예금 금리보다 못한 상황이 될 것이다. 더 이상 저작권료 따위 의미 없는 곳이 된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뮤직카우의 존재 의의 자체가 사라진다. 그저 하나의 투기판일 뿐.

뭐, 그렇게 계속 급등했다가 폭락했다가 반복하기를 바라고 거기서 시세차익을 얻고 싶은 거라면 할 말은 없다. 그런데 그걸 원한다면 코인을 해야지.

물론 나라고 시세차익이 싫은 게 아니다. 급상승장이 오면 10년치, 20년치 저작권료를 며칠만에 얻을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실제로 8월 상승장에서 이득도 봤다. 하지만 큰 위험을 안고 투자할 필요가 없는 판에서, 굳이 위험한 판으로 변화해갈 필요성은 없다는 것이다. 뮤직카우가 아니어도 이미 위험한 판은 널렸으니까, 여기만큼은 정말 저작권료에 기반한 투자처로 남았으면 한다. 그럴 수 없다면 나는 위프렉스로 떠나버릴 거다.

그리고 위험한 투기판이 되어버리면 정부에서 가만 냅둘 리가 없다.

 

하나 더 말하자면, 뮤직카우에 유저들이 유입되지 않는 건 단순히 수수료의 문제가 아니기도 하다. 유튜브나 여기저기 뮤직카우 비판 댓글을 보면 "음원의 가치는 결국 우하향이기 때문에 투자 가치가 없다"고 판단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어서다. 예상보다 더 우하향하면 매도하고 다른 곡을 사거나 더 낮은 가격에 구매하면 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지만.

 

+ [뮤직카우] 뮤직카우 세금 이해하기(+소득공제)에서 이미 말했지만, 뮤직카우 수수료는 현금영수증 소득공제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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