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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영화를 당연히 안봤다고 생각하고 보기 시작했는데 본 지 얼마 안되어 예전에 본 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이번이 본의 아니게 2번째 관람이었다.
이미 2009년에 기욤 뮈소의 원작을 읽었고, 예전의 블로그에 글까지 썼었다.
10년이 지난 지금 나의 감상평은 예전과 얼마나 다를까.
원작을 본 게 너무 오래전이라 비교는 어렵지만, 그래도 꽤 탄탄한 스토리로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한다. 한국 정서에 맞게 잘 녹여냈다고 해야 하나. 영화를 두 번 이상 보는 경우가 흔치 않은데, 두 번째 감상인데도 지루하지 않게 보았다.
주인공 한수현은 캄보디아에 의료봉사를 갔다가 소원이 뭐냐고 묻는 원주민에게 꼭 한 번 다시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고 말한다. 원주민은 수현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했고, 그에게 삶이란 우리가 잠들지 못하는 동안에 일어나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작은 선물을 받는다.
그 선물은 놀랍게도 30년 전, 수현의 여자친구의 연아가 사고로 죽기 전의 시간으로 돌아가게 해준다. 그 곳에서 수현은 과거의 수현을 만나고, 과거의 수현의 부탁으로 연아를 살리되, 현재 자신의 딸인 수아도 태어날 수 있도록 합의한다.
수현의 첫번째 계획은 성공한 듯 싶었으나, 운명을 억지로 바꾸려한 탓인지 연아는 두번째 죽음의 위험에 처한다. 그것을 의사인 수현은 자신의 실력과 죽음에 대한 정보로 다시 한 번 운명에 맞서고, 연아를 살려내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이 결과에서도 수현은 30년 간 절친 태호와 연을 끊고 지내게 된다. 예전에 읽은 책의 내용은 너무 오래 전이라 기억나지 않지만 이에 대해 내가 남긴 감상평이 있다.
"운명은 바꾸려고 해도 쉽게 바꿀 수 없고 바꾸게 되면 더 많은 것을 잃게 된다."
"주인공 앨리엇은 사랑하는 여자를 살리는 대신 그녀와 헤어져야 했고, 친구와 절교를 해야 했다."
"이 책에선 운명을 바꾼 후 주인공들의 이야기만 나왔지만, 그들과 연결되어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나와있지 않다. 분명히 큰 영향을 끼쳤을텐데."
이번에 영화를 보면서 운명에 대한 생각은 예전만큼 하지 않았다. 그저 수아가 잘 태어나야 할텐데, 연아가 반복되는 죽음의 운명을 피해갈 수 있을까, 이런 생각만 했다. 그래서 저 감상평을 다시 읽었을 때, 10년전의 고등학생인 내가 지금의 나보다 낫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시간을 거슬러 운명을 바꾸는 내용을 보면서 드라마 <나인>도 떠올랐다.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횟수는 정해져있고, 그 제한된 기회 안에 운명을 바꾸어야 한다는 점에서 유사하니까.
마무리는 기욤 뮈소의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를 읽고 거기서 발췌해놓았던 시간에 대한 명언들로 하고 싶다.
시간 여행이 불가능하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는 우리 눈앞에 미래에서 무더기로 몰려온 여행자들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 스티븐 호킹
우리가 친구였던 행복한 날들을 네가 기억해주길 바래.
그때의 삶은 지금보다 아름다웠으며 태양은 더 빛났었지.
- 자크 프레베르
당신이 아무리 피하려고 애써도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
당신이 아무리 간절히 원해도 일어나지 않을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 라마나 마하르쉬
모든 건 운명이다. 운명은 절대 바꿀 수 없다고 하는 사람들조차 길을 건너기 전에 좌우를 살피는 것을 나는 보았다.
- 스티븐 호킹
우리에게 시간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우리가 시간을 너무 많이 허비하기 때문이다. -세네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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