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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기타

[드라마 리뷰] 최고의 엔딩

by 미뉴르 2020. 1. 6.

 

 

 

 

스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드라마도 즐겨보지만 몇 년 전 <연애플레이리스트>를 웹드라마로 접하게 되면서 웹드라마도 간간히 보는 편이다.

하지만 웹드라마가 연기나 연출, 스토리 구성에서 일반 드라마만큼의 퀄리티를 가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꽤 괜찮다고 생각했던 웹드라마가 <이런 꽃 같은 엔딩>이었다.

두 커플을 보여주면서 두 커플 중 하나는 결혼을 하고, 한 커플은 이별을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결말을 추측하면서 보는 재미가 있었다. 그리고 뻔한 결말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더 마음에 들었다. 꽤 자연스럽게 결말을 도출해내었다고 생각한다. 연애에서 기간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도.

 그렇게 잊고 지내고 있었는데 어제 지인의 연애사를 듣고 괜히 설레면서 여운을 즐기고 싶은 마음에 오랜만에 웹드라마를 찾았다. 그리고 보게 된 것이 <최고의 엔딩>이다. <이런 꽃 같은 엔딩>의 후속작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이별을 할 수밖에 없었던 커플의 뒷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웹드라마가 굉장히 짧은 호흡으로 가기 때문에 등장인물에게 강하게 몰입해서 함께 울고 웃기는 어렵다. 하지만 등장인물들의 감정이 이해가 간다면 충분히 잘 만든 드라마가 아닐까 싶다.

 다시 만난 커플, 결혼 준비, 그리고 중간에 끼어드는 제 3의 인물까지. 흔한 스토리였다.

그래도 마음을 사로잡았던 부분은 프러포즈를 준비할 때 웅이 가르치는 학생인 지혜가 했던 충고였다. 프러포즈에서 중요한 것은 단 두가지. 사람이 적은 곳에서 할 것, 그리고 상대방이 가장 듣고 싶어하는 말을 할 것.

사람이 적은 곳이야 많이 들어본 말이지만, 상대방이 가장 듣고 싶어하는 말을 해야한다는 것은 신선했다. 진솔한 마음을 담아서, 사랑을 보여줘야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상대방이 듣고 싶어하는 말.

 그리고 다음으로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결혼식이 아닌 다른 형태의 결혼식을 보여주었다는 거다. 스몰웨딩이 유행한다고는 하지만 '스몰'이 스몰이 아니라고들 한다. 그래서 나는 부모님에게 그냥 양가 직계가족들끼리만 모여 식사를 하는 것으로 결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냥 예쁜 옷 입고. 웨딩촬영은 따로 하겠지만. 이런 마음을 가지게 된 건, 친하지 않은 사람들이 결혼식에 왔다는 이유로 친한 척 해야하는 게 싫어서다. 내가 모르는 부모님의 지인, 한평생 50번 정도밖에 안 본 친척들, 그리고 직장동료 같은 친밀도가 떨어지는 관계까지... 내 결혼식에서 내가 가면을 쓰고 웃고 있을 생각을 하니 불편하고 불쾌했다. 그 날만큼은 마음이 편했으면 좋겠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만 바라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의 결혼식이 타인이 아니라 나와 상대방으로 채워졌으면 좋겠다. 뭐, 일단 이건 결혼을 한다는 전제 하의 얘기라서 지금 비혼을 외치는 나에겐 일어나지 않을 일일지도 모른다. 상상은 해볼 수 있으니까.

 아무튼, 그래서 우리의 편견을 깨버린 장면이 너무 좋았다. 드라마이기에 가능하지만, 이게 현실이 되는 시작점이 될 수도 있다. 우리는 이 드라마를 보고 우리의 결혼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될 테니까. 우리의 결혼이 얼마나 다른 형태가 될 수 있는지 생각해볼 테니까.

 개인적으로는 <이런 꽃 같은 엔딩>이 더 좋았던 것 같지만 널리고 널린 웹드라마보다는 이 웹드라마가 더 나았다고 생각한다. 플레이리스트에서 웹드라마는 이제 어느 정도 잘 만들게 된 것 같아서 조만간 다른 작품들도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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